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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타워팰리스 입주 비결? 미친 듯 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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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양이 작성일06-04-14 10:53 조회3,2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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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입주 비결? 미친 듯 저축했다"
[머니코치]40대 주부 강은실씨(가명)의 재테크
김희정 기자 | 04/13 14:21 | 조회 26166    
타워팰리스를 보는 세인의 눈에는 동경과 함께 일종의 시기심이 실려있다.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간 데에는 분명 누군가의 뒷받침이 있거나 떳떳치 못한 뒷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구심도 든다. 하지만 강은실씨(48,가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1980년 예물도 예단도 생략하고 결혼한 강씨. 당시 강씨는 다달이 붓던 저축과 계를 합한 300만원과 시부모가 예단 대신 건네준 200만원, 남편이 저축으로 모아놓은 600만원, 친척이 준 100만원까지 총 1200만원의 목돈을 거머쥘 수 있었다. 13평짜리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가 1200만원 하던 시절이었다.

결혼식 비용을 생각하면 잠실주공은 대출 없이는 무리였다. 결국 10평짜리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주공아파트를 850만원에 사고 전세를 놓은 후 시댁인 반포 주공아파트로 들어가 살았다. 당시 남편의 월급은 27만원 상당. 시댁에 생활비로 5만원, 시동생 용돈으로 2만원을 지출하는 것 외에는 생활비 부담이 적어 수입의 70%를 저축할 수 있었다.

"덧신 하나 사는 것도 아까워서 벌벌 떨었죠. 시어머니가 신던 꽃무늬 덧신이 부럽기까지 했으니까요. 23살에 선을 봐서 3개월 만에 결혼한 저로서는 요즘 젊은이들이 젊음을 누릴 줄 아는 것이 일견 부럽기도 하지만 불안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원히 나이들지 않을 것처럼 즐기고 소비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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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은실씨가 간직하고 있는 26년전 남편의 월급명세서


결혼 4년 뒤 아이도 생겨 시댁의 방한칸에서 살기는 힘들었다. 10평인 내발산동 주공아파트도 비좁아 팔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내발산동 아파트의 매도가는 겨우 30만원 오른 88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 당시 은행 금리가 20%를 넘었고 채권투자 수익률이 30%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하면 재미를 못 본 정도가 아니라 손해 막심이었다. 새로 이사한 곳은 영등포구 당산동의 25평 아파트로, 자금이 부족해 전세로 살았다.

이자 높은 곳만 찾았지 부동산에는 관심이 없던 강씨가 아파트에 주목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하지만 남편은 대출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데다 시댁과 직장에서 가까운 곳을 선호했기 때문에 당시에도 교육 여건이 좋았던 강남으로 가려는 강 씨의 바람은 번번히 좌절됐다.

"남편은 술도 담배도 하지 않았고 친구들과 화투를 쳐서 딴 돈 몇 천원도 그냥 쓰는 법이 없었죠. 그런데 강남으로 가자고 하면 늘 치맛바람에 합류하지 말라며 말렸어요. 영등포에서 이웃으로 지냈던 친구들은 이미 강남으로 이사해 오라고 손짓을 하는데 말이죠."

강씨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접은 대신 채권과 공모주투자에 열을 올렸다. 80년부터 89년까지 강씨는 웬만한 우량주 공모에는 대부분 참여했다. 아이를 들쳐 업고 증권사를 들락거리며 공모주에 청약한 수익은 생활비에 충당하고, 남편의 월급은 상당부분 저축했다.

당산동 25평 전세로 살다 어느 정도 돈을 모은 뒤 같은 아파트 32평을 매입한 강씨는 다시 안산으로 이사갔다가 아이들이 커가면서 강남구로 옮기게 됐다. 강남으로 이사하기 위해 안산아파트를 팔고 개포동 아파트에 전세를 살게 됐다. 이곳에서 5년간 전세 생활을 마치고 96년 강 씨는 드디어 강남에 내 집을 마련했다. 개포동 우성 3차는 양재천을 끼고 뒤로는 산이 보여 생활환경이 쾌적했다. 개포주공 1단지와 맞닿아 있어 2, 3차 보다 가격이 저렴했지만 개포주공 1단지가 재건축되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을 듯 했다. 강 씨의 판단은 적중했다.

그러다 2004년 어느날 친구의 성화로 따라간 타워팰리스 모델하우스는 강씨에게 새 목표를 심어줬다. 양재천이 내려다 보이는 초고층 빌딩에 호텔같은 관리 서비스. 강씨는 모델하우스를 본 이후 타워팰리스만 눈에 아른거렸다고 한다. 아무리 머리를 써봐도 자금은 빠듯하고 별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대출을 받았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이자는 붙는다"며 대출을 말렸던 남편도 강씨 고집에 두 손을 들었다. 강씨는 아직도 대출금을 갚고는 있지만 타워팰리스는 이제 고급아파트의 상징이 돼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강씨는 10평 아파트에서 당산동 25평 전세-32평 영등포 한양아파트-안산 55평 아파트-45평 개포동 우성1차 전세-우성 3차를 거쳐 타워팰리스까지 26년간 총 10번의 이사를 거쳤다. 아끼고 저축하고 틈틈히 발품을 팔며 보다 살기 좋은 아파트를 찾아다닌 결과다.

하지만 투자만을 위한 목적으로 구입한 부동산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재건축을 기대하고 샀던 도곡동 주공아파트도 동호인 주택을 짓기 위해 친구들과 공동으로 구입한 대지도 그랬다. 크게 오른 것은 살 집을 큰 욕심없이 구입한 경우였다.

"타워팰리스는 교과서처럼 살아온 24년 결혼생활의 보상입니다. 한달에 100만원 저축해서 언제 10억을 만들까 싶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르죠. 일찍 시작하면 변수도 기회도 많기 때문에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요. 공부도 때가 있는 것처럼 미친 듯이 저축하고 모으는 것도 젊은 날의 특권입니다."

타워팰리스에서의 2년.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타워팰리스 산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기 쉬운데 사실 생활은 달라진 게 없어요. 여전히 공짜 영화티켓을 찾고 콘서트나 공연은 S석에 가까운 A석을 미리 예약해 두죠. 이제는 장성한 딸아이 손을 잡고 아침마다 같이 일본어를 배우러 학원을 찾는 정도에요."

강 씨는 26년전 남편이 처음 가져다 준 월급명세서를 지급까지도 보관하고 있다. 누런 종이에 손으로 직접 쓰여진 월급명세서는 이제 닳고 닳았지만 치열했던 젊은 날의 훈장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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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저축하셔서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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